좋은 시 모음 인생이란
- 똑똑이되기
- 2019. 10. 18. 20:56
학창시절엔 수업시간에 배우는 시가 고작이었고 그 또한 시험을 위한 공부였을 뿐 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엔 부족한 기회였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시가 좋아지는 건 인생의 순리와도 같은 것인가 봅니다. 때론 인생이 시만큼이나 함축적으로 의미가 가득차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분들을 위해 좋은 시 모음을 준비해보았습니다.
나 혼자 알고 있기 아쉬운 시들 누구에게나 몇 편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울리는 시는 어떤 시인가요?
▶ 짧고 좋은 시 ◀
시인 정채봉을 아는 이는 많을 것입니다. 그의 작품은 어휘나 문장 자체로는 웬만한 어린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여져 있지만 그 내용은 상당히 심오한 세계를 다루고 있어 두고 두고 읽어볼만 합니다.
정채봉 시인은 동화도 쓰셨는데, 그의 동화는 어린이보다 어른이나 청소년층에서 환영을 받았습니다.
그의 시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연이라는 시입니다.
나는 없어져도 좋다. 너는 행복하여라.
없어진 것도 아닌 행복한 것도 아닌 너와 나는 다시 약속한다.
나는 없어져도 좋다. 너는 행복하여라.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에게 헌신하고 그를 위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결국 인연을 만든다는 건 깊은 시간이 아니라 시간보다 이렇듯 그 사람을 위하는 깊은 마음이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 봅니다.
원태연 시인은 90년대 초반 밀리엔셀러 시집을 낸 인기 시인입니다. 그의 감성은 시뿐 아니라 90년대 가요계에서도 유효했다는 사실 아시나요? 파란의 데뷔국 '첫사랑'도 원태연이 가사를 썼고, 솔리드의 '끝이 아니기를', 샵의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유미의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백지영의 '그 여자' 등 정말 많은 인기 가요의 가사가 원태연 시인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두려워
너를 예로 들어 남을 위로할 때가 올까봐 나도 그런 적이 있다고 담담하게 말하게 될까봐
공감이 가고 표현할 수 없었던 나의 마음을 콕 찝어 잘 표현한 짧고 좋은 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때는 모든 것이었던 그 사랑이 시간이 지나면 별 게 아닐까봐 두려운 마음은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을 감정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할 땐 그런 걱정은 금물!
네게는 찰나였을 뿐인데 나는 여생을 연신 콜록대며 너를 앓는 일이 잦았다.
서덕준의 '환절기'라는 시입니다.
서덕준 시인은 요즘 트렌드에 맞게 담백한 사랑시를 적는 SNS 시인입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는데, 너무 마음에 와닿는 시구 덕분에 그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기 시작했답니다. 좋은 시 모음으로 추천할만한 그의 시 한 편을 더 공유해보겠습니다.
너의 의미
너를 그리며 새벽엔 글을 썼고 내 시의 팔 할은 모두 너를 가리켰다.
너를 붉게 사랑하며 했던 말들은 전부 잔잔한 노래였으며 너는 나에게 한 편의 아름다운 시였다.
▶ 교과서 속 시인들 ◀
별 헤는 밤 (윤동주)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의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사슴 (노천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곤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본다.
여류시인 노천명의 시는 그녀의 삶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녀의 시는 정서를 감추고 아껴서 미화하고 순화하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시 단골 주제는 장미와 고독 그리고 사슴입니다. 많은 이들의 노천명이 말하는 사슴은 당대 많은 여성 문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백석 시인이 아닌가 추측하곤 합니다.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으르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맘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은 것맘 같구려
백석의 시 '바다' 중에서
좋은 시 모음으로 저도 포스팅을 하면서 참 좋은 시를 많이 만났습니다만 다 함께 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입니다. 지금은 이렇듯 좋은 시를 많이 읽어 보려고 노력하지만, 언젠가 나의 언어로 시를 적어 타인과 교감하는 날이 오길 기원합니다.
'똑똑이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생님 찾기 쌤 저 알아보시겠죠 (0) | 2019.10.20 |
---|---|
전입신고 방법 나 여기 살아요 (0) | 2019.10.19 |
와인 안주 5가지 정말로 찰떡궁합 (0) | 2019.10.17 |
퇴직시 연차수당 계산방법 이렇게 하는 거였네요 (0) | 2019.10.16 |
이사준비 체크리스트 확인하고 걱정 뚝 하세요 (0) | 2019.10.15 |